솔직히 저는 셀프네일을 처음 시작할 때 뭘 사야 할지 몰라서 엄청난 돈을 날렸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필수템 10가지"를 무작정 다 사고, 쓰지도 않을 컬러젤을 30개나 샀다가 결국 5개만 쓰고 방치했거든요. 4년간 셀프네일을 해오면서 깨달은 건, 초보자에게 정말 필요한 건 화려한 제품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기초 도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돈 낭비하며 배운 교훈을 바탕으로, 실제로 필요한 것만 추려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케어 도구는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가
제가 가장 먼저 실수한 부분이 바로 케어 도구였습니다. 다이소에서 2,000원짜리 니퍼를 샀다가 손톱 주변 살이 다 뜯겨 나가는 참사를 겪었거든요. 니퍼는 절삭력이 생명인데, 저렴한 제품은 자르는 게 아니라 뜯어내는 방식이라 아물 때까지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일자형 니퍼는 최소 15,000원 이상 제품을 권장합니다. 제가 쓰는 건 60,000원짜리인데, 25,000원대 제품도 충분히 괜찮았어요. 손톱깎이도 우리가 아는 C커브형이 아니라 일자형으로 사야 합니다. 자연 손톱을 일자로 정리해야 팁 연장할 때 밀착력이 좋아지거든요.
큐티클 리무버는 솔직히 다이소 제품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쿠 제품을 쓰지만, 뜨거운 물에 불려도 큐티클은 잘 올라옵니다. 다만 푸셔는 본인 손톱 커브와 맞는 걸 골라야 해요. 다이소 푸셔는 커브가 너무 동그래서 손톱 사이드 루즈 스킨을 제대로 긁어내지 못합니다. 만 원 이내로 커브가 평평한 제품을 찾으시길 권장합니다.
젤 클리너와 젤 리무버를 헷갈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용도입니다. 젤 클리너는 경화 후 남은 미경화젤을 닦을 때 쓰고, 젤 리무버는 네일을 완전히 제거할 때 사용합니다. 저는 초반에 이 차이를 몰라서 젤 리무버로 미경화를 닦다가 네일이 다 녹아내렸습니다. 젤 클리너는 다이소 제품도 괜찮지만, 대용량이 필요하면 쿠팡에서 사는 게 가성비가 좋습니다.
연장과 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제가 4년간 시도해본 연장 방법은 네 가지입니다. 젤 연장, 폴리젤, 아크릴, 팁 연장. 결론부터 말하면 초보자는 무조건 팁 연장입니다. 다른 방법들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실패 확률도 높습니다.
젤 연장은 폼지를 끼워서 클리어젤로 모양을 만드는 방식인데,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기 쉽고 강도도 약합니다. 폴리젤은 듀얼 폼에 젤을 채워 경화시키는 방식이라 단단하긴 한데,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한 손 하는 데만 3시간 걸렸어요. 아크릴은 모노머와 파우더를 섞어서 자연 건조시키는 방식인데, 겨울에는 온도가 낮아서 제대로 굳지도 않습니다.
팁 연장은 미리 성형된 팁을 베이스젤로 붙이고 경화시키면 끝입니다. 10분이면 한 손이 끝나요. 단차만 베이스젤로 메워주면 되니까 실패 확률도 적습니다. 제가 쓰는 말캉팁은 4,500원인데, 커브도 잘 맞고 유지력도 좋습니다. 긴 네일이 필요하면 테무팁도 나쁘지 않아요.

베이스젤은 지젤리 제품을 추천합니다. 샵에서도 많이 쓰는 제품이고, 점도가 적당히 끈적해서 팁 연장할 때 밀착력이 좋습니다. 필오프 베이스젤은 제거가 편한 대신 지속력이 떨어지는데, 저는 자주 바꾸는 편이라 필오프를 씁니다. 전용 리무버를 떨어뜨리면 사르륵 녹아서 제거가 정말 쉽습니다.
탑젤은 반드시 논와이프 제품을 사세요. 저는 초반에 일반 탑젤을 써서 미경화를 닦다가 손 전체에 먼지가 붙는 대참사를 겪었습니다. 오페라 탑젤을 쓰는데, 옐로잉 현상도 없고 광택도 오래 갑니다. 파츠 마감용으로는 알리 제품을 쓰는데, 토출구가 좁아서 원하는 부위에만 정확하게 짤 수 있어 편합니다.
컬러젤은 사실 저가와 고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너무 두껍게 바르면 경화 시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건 비싼 제품도 마찬가지예요. 시럽젤은 별다른 아트 없이도 세련된 느낌을 낼 수 있어서 초보자에게 좋습니다. 저는 요거트 시럽젤 04번을 쓰는데, 한 번만 발라도 커버가 잘 됩니다.
그라젤이나 커버 페인팅 젤은 제 셀프네일의 게임체인저였습니다. 시럽젤을 여러 번 바르는 것보다 그라젤로 한 번 커버하고 시럽젤을 올리면 표면도 매끈하고 시간도 절약됩니다. 셀프네일러는 실력이 부족해서 끝부분이 뭉치기 쉬운데, 그라젤을 쓰면 그런 실수를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제가 4년간 셀프네일을 하면서 깨달은 건, 비싼 제품이 항상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니퍼처럼 절삭력이 중요한 도구는 투자해야 하지만, 큐티클 리무버나 컬러젤은 저렴한 것도 충분합니다. 초기 비용은 10만 원 이내로 잡고, 본인이 자주 하는 아트에 맞춰 조금씩 제품을 늘려가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무작정 많이 사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것만 사서 제대로 쓰는 게 훨씬 만족도가 높습니다.